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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2-14] 게임 중독 90kg 거구男 무용자질있다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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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idos
작성일
12-02-14
조회수
6,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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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기사전송
2012-02-09 09:40
국립발레단 김희현·박슬기 발레 `지젤` 주인공으로 비상
게임 빠졌던 남학생·언니에 가려졌던 여학생
광주 동일전자정보고등학교 1학년 김희현. 꿈 따위는 없다. 오직 컴퓨터 게임에만 빠져 있다. 게임 무기를 팔아 500만원도 벌어봤다. 그런데 무용 시간에 생전 처음 칭찬을 들었다. "너 대학 갈 생각 없니? 발레 하면 잘하겠는데." 선생님이 농담하는 줄 알았다. 몸무게 90㎏ 거구에게서 무용수 자질을 발견했다고? 속으로 웃었다.
그 무렵 서울 선화예술고등학교 2학년 박슬기는 '나리 동생'으로 불렸다. 발레 잘하는 언니 그늘에 가려 속상했다. 사실 발레도 언니 따라서 시작했다. 나리는 예쁘고 테크닉도 좋아 늘 관심을 받았다. 하지만 슬기의 춤과 몸은 눈에 띄지 않았다. 게다가 왜 이렇게 살이 찌는지….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 반신욕을 하며 다이어트에 매달렸다.
8년 전만 해도 별 볼일 없던 두 사람이 국립발레단 '지젤' 주인공이 된다. 3월 3일 오후 8시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하우스 무대에 선다. 발레리나 박슬기 씨(26)는 입단 5년 만에, 발레리노 김희현 씨(25)는 입단 3년 만에 처음 거머쥔 서울 무대 '지젤' 주인공이다. 군무(群舞)부터 차근차근 바닥을 다지고 지방 무대 주인공으로 시험을 거친 후 어렵게 오른 자리다.
모든 발레리나가 선망하는 지젤 역을 맡은 박씨는 "지젤 친구와 유령 역부터 기초를 익혔다"며 "군무를 춰 봤기 때문에 다른 무용수들과 호흡이 잘 맞는다"고 했다.
지난달 27일 정용재 씨 부상으로 갑자기 주인공에 캐스팅된 김씨는 "운이 좋았다"며 "시골 총각 역만 하다 지난해 지방 공연에서 처음 귀족 알브레히트 역을 맡았는데 서울 무대는 부담스럽다"고 소감을 밝혔다.
박씨는 "이상하게 저랑 파트너가 되는 발레리노는 잘 다친다"며 안타까워했다. 그러자 김씨는 "안 다치는 게 우선이라 철저하게 몸 관리를 하고 있다"고 눈에 힘을 줬다.
'지젤'은 시골 처녀 지젤과 귀족 알브레히트의 비극적 사랑을 담은 서정 발레.
삶과 죽음의 경계를 춤추는 지젤은 깊은 내면 연기가 필요하다. 유령이 된 후에는 발이 공중에 떠 있는 것 같은 비현실감을 보여줘야 한다. 박씨는 코르드 발레(군무 무용수)에서 코리페(군무의 선두)를 거쳐 솔리스트(주역 무용수)에 오르면서 견고하고 탄탄한 춤을 만들어왔다. '악바리'란 소리를 들을 정도로 연습을 많이 해 기량이 급격히 올라갔다. '긴팔원숭이'라는 별명이 있을 정도로 유난히 긴 팔은 표현력에 깊이를 더해준다.
박씨는 "지금까지 지젤과는 다른 신선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진짜 감정이 우러나오는 춤이 목표"라며 각오를 밝혔다.
키 184㎝인 김씨는 힘이 좋다. 파트너를 번쩍 잘 들어올려 인기가 많다. 공연이 없어도 묵묵히 연습 상대를 해줄 정도로 우직하다. 지난해 '로미오와 줄리엣'에서 패리스 백작으로 그를 캐스팅한 천재 안무가 장 크리스토프 마이요는 "몸매가 귀족적"이라고 칭찬했다. 국립발레단 수석무용수 출신인 백영태 강원대 교수 제자로 대학 4년 동안 발레 기본기를 갈고닦아 입성에 성공했다.
김씨는 "이상적인 몸을 만들려면 체중을 3~4㎏ 더 빼야 한다"며 "매일 저녁 어머니가 보내준 검은콩 가루를 물에 타서 마신다. 발레를 시작한 후 처음으로 부모님 관심을 받아 행복하다"고 말했다.
매일경제 전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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